그 때문에 제재소에 수입 목을 주문하면 정확히 주문한 만큼을 잘라서 판다. 수입 목재는 국내산 육송과 거래방식이 다른 것이다. 이 거래방식을 제재소 처지에서 생각해보자. 12m 길이의 수입 목을 주문대로 2m 80cm 길이로 잘라서 팔고, 나머지 9m 20cm는 남겨놨다가 다른 사람에게 필요한 만큼 잘라서 팔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팔다 보면 마지막으로는 자투리 목재가 남겠지만, 국내산 육송에 비하면 재료의 손실이 훨씬 적다. 이유야 어찌 됐든, 국내산 육송은 정적으로 거래하고 수입 목은 길이에 대해 비교적 자유롭게 거래되는 것이 현실이다. 정착·난 척이라는 용한 옥에 쓰이는 소나무 목재 소나무에 대한 우리 민족의 애착은 대단하다. 그래서인지 한옥을 짓는 데도 소나무가 가장 좋은 목재라는 생각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아주 옛날부터 소나무가 집 짓는 데 좋은 나무로 인식되어온 것은 아니다. - 소나무가 많이 사용되는 이유 오래된 집 중에는 느티나무나 참나무가 사용된 예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느티나무(괴목槐木)나 참나무(진목 眞木)는 소나무보다 강도와 내구성에서 훨씬 우수하다. 부석사 무량수전이나 수덕사 대웅전이 700년 이상 버틴 것은 느티나무나 참나무 같은 목재로 지어서 인지도 모른다. 『삼국사기』 ‘옥사' 조에는 '5두품, 4두품 이하는 느릅나무를 써서는 안 된다'라는 규제조항이 보여 흥미롭다. 느릅나무는 무늬가 아름다우면서 단단하고 변형이 작으면서도 상대적으로 가공성이 좋아서 지금도 고급 가구재로 많이 사용된다. 그러나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건축재로는 사용하기 힘든 목재이기도 하다. 『삼국사기』를 통해, 삼국시대에 집을 고급으로 지을 때 건축재로 느릅나무를 사용했다는 것을 추측해볼 수 있다. 소나무가 최고의 한옥 재료로 떠 오른 것은 대략 고려 시대 말에서 조 선 시대 초로, 아마도 그때쯤 양질의 활엽수 계열 건축재가 거의 고갈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소나무는 느티나무나 참나무보다 재질이 연하다. 친목의 관점에 서 보면 가공성이 우수한 재료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소나무가 내구성이 내 구조적인 면에서도 최고라는 인식은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요즘은 소나무 외의 나무를 건축재로 구하기가 쉽지 않다. 어렵게 구했다 해도 가격이 만만치 않다. 위 오른쪽 사진은 너희티나무를 취급하는 곳에서 찍은, 속이 꽉 찬 느 티나무다. 말고가 2자 정도에 길이도 12자 이상이다. 이런 나무는 큰 집을 지을 때 기둥으로 쓰기에 맞춤하다. 그러나 한 덩어리는 대략 400만 원에서 500만 원을 호가한다. 1자당 무려 1만 원이 넘는 가격이다. 원목 상태에서 이 정도 가격이라면 제재하고 건조한 가격은 말할 것도 없다. 비싼 가격도 가격이지만, 같은 규격의 나무를 한꺼번에 수십 주 구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무조건 소나무를 고집할 필요는 없지만, 한옥을 짓는 데 소나무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한옥을 짓는 사람은 소나무와 또 그 사촌쯤 되는 나무들에 대해 상세히 알 필요가 있다. 여기서는 집을 짓는 데 쓰이는 소나무만을 몇 가지 언급하기로 한다. 소나무는 식물계-구와 식물군 - 구과식물아강 - 구 과목 - 소나뭇과로 분류된다. 소나뭇과는 또다시 소나 무아와 가문비나 무아와 · 잎갈나무야 과 · 전나무 아과야로 나뉜다. 이 중 소나 무아와 나무로는 소나무 ·곰솔 잣나무 · 백송 등이 있다. 소나무 목재의 종류. 소나무 TL 우리에게 친숙한 소나무는 한자어로 손목 松 目이라 일컫는다. 소나무는 껍질이 붉은 편이라서 적송 赤 送이라 할 뿐 아니라 해송 海松과 상대적인 개념으로 육송 陸 送이라 부르는데, 이런 이름들은 우리가 전통적으로 쓰던 명칭은 아니다. 특히 적송은 일제강점기부터 쓰기 시작한 이름이라 사용하기가 썩 내키지는 않는다. (박상진, 『궁궐의 우리 나무, 눌 와, 2001, 299쪽) 그러나 일반적으로 소나무라고 하면 곰솔이나 잣나무(홍성) 같은 소나뭇과를 모두 포함하기 때문에, 구분이 필요할 때는 '적송', '육송'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다. 소나무의 기건비중氣乾比重은 0.53, 전건비중全乾比重은 0.48로 잣나무 (지게미 (0)보다 무겁고 곰솔(전건비중 0.54)보다 가볍다.
한옥과 건축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