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건축가 뤼시앵 크롤리 초빙되었다. 그가 주도하고 9개의 건축사무소가 참여하여 모두 100세대의 주택을 계획했다. 그들은 이곳을 지속 가능한 주거단지로 개발하려고 했다. 우선 태양열 에너지 사용을 위시한 난방과 환기 기구의 최적화가 시도되었다. 지속 가능한 건축 재료의 사용은 물론 원자재의 폐기 및 재사용까지의 일련의 과정이 고려되었다. 또한 사용과 물 순환 체계의 개선을 통해 물 사용량을 줄이는 방안이 강구되었다. 단지의 중앙에 인공 호수가 조성된 것도 이 때문이었다. 그들은 주민의 건강한 삶을 특별히 강조했고, 커뮤니티 증진을 위한 공간적 사회적 계획기법들을 여러모로 적용했다. 2000년에 건설이 시작된 그리니치 밀레니엄 빌리지'라는 런던의 신개발지 독 땅 Docklands 의 중심에 들어섰다. 도판 15 총괄 계획 가인 랠프 러스킨은 안전하고 활력이 넘치면서 사회적으로 통합된 이십일 세기형 '도시 마을'의 조성을 시도했다. 계획의 화두는 기후, 에너지, 토지 회복, 생태, 보행 중심, 조경, 표면 유수 등이었다. 인간성과 커뮤니티 또한 강조했다. 그들은 정보통신을 위시한 최신기술에 역사와 문화를 접목함으로써 미래형 주거지의 모델을 제시했다. 블록의 집합으로 이루어진 이곳에서 모든 블록으로 차량 진입은 가능하지만 할 수 없도록 했다. 따라서 중정은 완전한 커뮤니티 공간이 되었다. 에너지 소비를 50% 이상 감축하고 일산화탄소 방출을 없앤다는 목표가 세워졌고, 한 방울의 물도 아끼기 위한 여러 방안이 강구되었다. 템스강을 연계한 아름다운 습지 공원을 조성하여 동식물이 서식하는 자연생태학습자로 사용한다. 이 프로젝트를 계기로 친환경 도시재생'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 세계에 전파. 친환경적 주거문화가 실현된다는 것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문제가 동시에 해결되는 것이다. 삶의 공간 전체가 친환경적으로 건설되고 유지, 보수, 운영되면서 그곳에 사는 주민들 모두가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건물의 건설 과정은 명쾌하고, 유지 방법은 단순하고, 에너지는 최대한 절약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구조와 형태의 명료함, 재료 사용의 절제를 통한 가용 자원의 절약을 당연시한다. 불과 백 년 전까지만 해도 인류의 주거환경은 대부분 환경친화적이었다. 자동차나 엘리베이터, 에어컨도 없었으므로 에너지 소비라고 해 봐야 쓰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주택을 구축하는 재료는 대부분 자연에서 구했고, 지역의 기후와 풍토에 철저히 순응하는 환기와 난방 방식을 사용했다. 일부 지배층을 제외하면 일반 사람들의 주거환경은 그야말로 자연의 법칙과 순리에 맞는 환경이었다. 고층 건물을 남발하고 마구잡이로 땅을 파서 거대한 지하주차장을 만들이었다. 전원과 농촌까지 고층 아파트가 들어섰다. 많은 사람이 대안적인 방법론을 지속해서 제시했으나 개발의 주도권을 가진 세력들은 듣지 않았다. 그들은 많은 부작용을 경험한 뒤에야 비로소 과거의 방식들이 더군다나 친환경적이라는 사실을 자각했다. 무시하고 버렸던 구축방식과 집합방식을 다시 돌아보면서 지역이 가진 고유의 문화적 역사적 자연적 특성에 맞추는 것이 친환경적 주거문화를 달성할 수 있는 제일 나은 방법이라는 사실을 인식했다. 많은 국가에서 전통적으로 유지했던 공간구조를 수복하고 재현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들은 먼 길을 돌 아서 원점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우리는 과거로부터 미래의 길을 본다. 과거의 주거환경이 친환경적이라고 생각되는 이유는 그것이 인간의 본성과 주거 본연의 가치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인간과 하늘과 땅과의 관계를 중시했으며 환경이 자연과 사회의 일부인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경제적인 공간, 효율적인 공간, 그저 보기에 좋은 공간과는 반대에 있었지만 모두 주체가 되는 자유로운 환경이었다. 그런데 '이성'과 '합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오늘의 주거환경은 친환경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오늘날의 생태계의 위기 그리고 환경의 위기에 대해 철학자 김우창은 '깊이'의 상실에서 초래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사회에 만연하는 정치적 억압과 인간의 탐욕스러운 욕망이 뒤범벅되어 인간의 사고체계를 경직되게 만들고 그 결과 우리의 환경은 짧고 저열하고 짐승답게 변 해 버렸다는 것이다. 16 깊이가 없다는 것은 얕고 천박하다는 것이다. 정신을 버리고 물질을 좀 중하고 남과의 조화와 화해 대신 자기중심의 가치에 빠져든 데서 비롯됐다. 문제의 해결은 간 늦은 점심 않다. 그러나 의외로 쉬울 수도 있다. 환경에 대해 겸손하고 진솔한 태도를 보이면 된다. 환경을 그저 소모하고 버릴 수 있는 공간이 아닌 아끼고 보존하는 장소로 바라보면 된다. 겸허하고 진솔한 태도를 보일 때 비로소 인류는 환경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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