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옥과 건축학

화강석과 대한민국

산지별 화강석은 산지에 따라 색상이나 알갱이 크기 등이 조금씩 다르다. 그래서 화강석은 일반적으로 산지의 이름을 붙여서 부른다. 익산 황등 지역에서 생산되는 '황등석’, 포천 지역에서 생 산다는 '포천석' , 문경 지역에서 생산되는 문 경석' 등이 대표적이다. 황등석은 밝은 회색에 결정이 고운 편이 다. 포천석은 결정이 크며 약간 미색이 돌고, 문경 석은 분홍색을 띤다. 화강석은 산지별로 특징이 조금씩 다르므로 설계자는 설계 의도에 따라 한 가지를 선택하거나 혹은 몇 가지를 조합해서 다양한 패턴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도면과 명세서에는 화강석의 산지가 명기된다. 예전에는 유명한 화강석 산지였지만 지금은 화강석을 채석하지 않는 곳도 있다. 그래서 도면에 산지가 명기 되어 있다고 해서 오로지 그 돌을 써야 한다고 생각하면 실제 작업과정에서 곤란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무조건 도면에 적혀 있는 산지에서 생산된 하강 석을 구하려고 애쓰기보다는 건축가가 그 돌을 선택한 의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한옥의 초석과 기단용 석재로는 포천석을 많이 사용한다. 색상이 한옥에 어울리고 자연스러운 장점도 있지만, 포천석을 사용하는 데는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집은 세월이 흐르면서 나이를 먹는다. 목재도 나이를 먹고, 기와도 나이를 먹고, 석재도 나이를 먹는다. 이런 각각의 재료들은 내구성에 따라 변하는 속도가 다 다르다. 특히 석재는 목재보다 나이를 더디 먹는다. 집 전체가 나이를 먹는 속도에 맞추어 석재도 같이 나이를 먹는다면 시각적으로 집이 균형도 맞고 이상적일 것이다. 포천석은 이러한 요구에 가장 가까운 돌이다. 일반적으로 질이 좋은 석재와 질이 나쁜 석재로 나누어 생각하기도 하지만, 좋은 돌의 조건은 사용 목적과 상관없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쓰임새에 가장 적합한 것이 곧 좋은 돌이다. 만약 비석과 같이 오라 보존되어야 하는 석조물이라면, 포천석은 황등석이나 상주 석에 비해 좋지 못한 돌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한옥에는 포천석이 좋은 돌이다. 만약 포천석보다 더 빨리 다른 부재와 비슷한 속도로 나이를 먹는 석재가 있다면 그것을 사용해도 무방하다. 중요한 것은 추구하는 목적' 이다. 전통적인 도량형 6 한옥 목재의 이 해 척근법尺斤法, 척관법R貫法은 전통적인 도량형 단위계다. 옛날에는 길이의 단위로는 척 R(자), 무게의 단위로는 근근, 양의 단위로는 승 升(되)을 기본 단위 이름으로 사용했다. 척(자) 척관 법에서 길이를 나타내는 'R'은 손을 펼쳐 물건을 재는 형상을 본뜬 상형문자다. 대체로 길이의 단위는 사람의 신체를 기준으로 해서 생겨났다. 사람 키에 해당하는 한 길', 사람이 팔을 벌린 길이에 해당하는 한 발 등은 요즘도 개념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서양의 피트·fe(30.48cm)도 사람의 발 크기에 해당하는 단위니, 척도가 사람의 신체를 기준으로 삼기는 동서양이 마찬가지다. '척'의 경우, 실제로 한 뼘을 재보면 20cm 정도 된다. 주 척 周 尺이 이와 비슷한 길이다. 주 척은 중국 고대 주주 시대부터 사용된 척도로 동양에서 가장 전통적이고 그래서 척도의 기본이 된 단위다. 주 척과 함께 다른 척도도 쓰였는데, 포백(베와 비단)을 재는 포백척布尺, 농지를 재는 양 전 척量田R, 음계의 기본음을 산출하는 황종척黃鐘尺, 집 짓는 데 사용된 영조 척 營造 尺 등이다. 영조 척에 대해 좀 더 알아보자. 영조 척은 글자 그대로 집 짓는(營造) 데 사용하는 자다. 보통 30cm 내외인데 시대에 따라 조금씩 다르고(당 척 29.08cm, 고(구)려 척 35.6328cm, 고려 시대 영조 척 30,785cm~31.072cm, 조선 시대 영조 척 31cm. 윤홍로, 『전통건축의 수리와 정비』, 한국문화재보호재단, 2006, 15쪽 참조), 같은 시대에도 기준이 불분명했던 것으로 보인다. 도량형을 정비할 필요가 있었기에, 대한제국 시절인 1902년에는 도량형을 관장하는 관청인 평식원式院을 세우고, 1905년에는 '대한제국 법률 제1호'로 도량형 규칙을 제정 공포했다. 이때부터 1자는 1m를 3.3으로 나눈 길이로 통일되었다. 요즘 목 수들이 사용하는 곡 척 尺(곱자)을 보면 1치에 1/33m’라 표시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1치가 1m를 33으로 나눈 길이라는 뜻이다.

'한옥과 건축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목재의 단위와 분류  (0) 2021.05.18
한옥의 건축단위  (0) 2021.05.18
석재 가공  (0) 2021.05.18
한옥의 모서리  (0) 2021.05.18
석축의 디자인과 구조적 개념  (0) 2021.05.18